더 데이
내가 얼마나 오래 의식을 잃고 있었던 걸까. 드문드문 기억이 난다. 그랬다. 두 번째 뇌졸중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난 지금 수술실 앞에 있는 거구나. 내가 누워 있는 침대의 바퀴가 굴러간다. 데굴데굴 굴러가는 바퀴의 진동을 따라 내 몸이 흔들흔들 움직인다. 수술 준비실에 들어왔나 보다. 이곳은 너무 춥다. 수술방의 냉한 기운에 몸이 덜덜 떨려온다. 안 떨고 싶어서 힘을 꽉 주어도 내 몸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추워한다. 이불이라도 좀 따뜻한 걸로 덮어 주면 좋으련만 얇은 홑겹의 린넨 이불인지 춥다. 옆 침대에서 남자 말소리가 들린다. 나 말고도 다른 수술 환자가 있는 건가. 다른 사람의 침대인지 바퀴 소리가 들린다. 수술방으로 이동하는 건가? 내 침대 쪽으로 온 남자 목소리가 말한다. “들어 올립니다. 하나, 둘, 셋….” 침대보 양쪽 네 귀퉁이를 잡고 번쩍 들어 올리더니 나를 옆으로 옮겨 놓는다. 데굴데굴 바퀴 소리. “자, 마취약 들어갑니다. 하나, 둘, 셋, 넷….” 의식이 점점 흐릿해진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