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사회 공부
만화경처럼 다채로운 이야기들
『단단한 과학 공부』로 과학의 여러 분야에 대해 재미있고도 요긴한 지식을 두루 살폈던 저자 류중랑은 『단단한 사회 공부』에서 사회의 여러 분야에 같은 시도를 한다. 이번에는 사회생활과 관련한 지식인 만큼 이야기는 더욱 다채롭고 화려하다. 러시아의 역사를 훑는 듯하다가 그 사회에서 박해받은 지식인을 다루더니 프랑스 대혁명을 전후한 나폴레옹의 전쟁 인생을 이야기하다가 미터법이 세계의 표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을 짚는다.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책의 목차만 둘러봐서는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 쉽게 짐작할 수 없을 정도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만델라의 이야기와 녹색 혁명이 나란히 있다. 목차에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책을 펼쳐 죽 훑어보면, 마술사의 모자 속에서 튀어나오는 토끼처럼, 흥미로운 얘기가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단단한 과학 공부』처럼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이 책은 좀 더 일상에 가깝고, 그래서 저자의 어조도 편안한 수다 같다. 박학다식한 노학자가 급변하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옛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주는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