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약
남의 숨겨진 마음을 알아낼 수 있단 말이야. 그 자신조차 눈을 돌리던 진심 말이다. 잠자는 약처럼 몽롱하고 알코올처럼 째릿하게 의식의 빗장을 풀어헤쳐 무의식이 떠오르게 하면 몽유병자처럼 두 팔을 쳐들고 사방을 돌아다니다 근저의 진상을 말하고야 만다.
혼란과 불안에 시달려 자기 마음을 알고 싶은 열 일곱 살 소녀 이오. 할멈이 만든 자백약을 마실 찰나 바람둥이 숲의 왕 사향장미가 방해하고 연애를 청한다. 이오가 스스로 죽으려는 것으로 역시 오인하고 그녀를 사향장미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죽음의 왕 레툼이 이들 사이에 끼어든다.
1막
숲에 사는 소녀 이오가 할머니가 만든 자백약을 마시려다 사향장미 왕에게 저지당한다. 소녀를 맞으려던 죽음의 왕 레툼은 영역을 침범당했다 여긴다. 사향장미 왕의 정혼자이자 숲의 여왕 아리스타타는 레툼에게 소녀를 유혹하라고 권한다.
2막
이오는 바람둥이 사향장미와 만남을 갖지만 그의 불성실에 실망하고 레툼에게 끌린다.
3막
사향장미 왕이 자신을 능욕하는 레툼의 시자 떡갈나무의 정에게 벼락을 내려 죽인다. 모두가 아끼는 떡갈나무의 죽음에 분노한 아리스타타 여왕이 이오를 사건의 발단으로 지목하고 찾아 나선다. 사향장미 왕은 쫓기는 코끼리 가네샤와 이오를 한 몸으로 만들어 감춘다.
4막
코끼리에 대한 소유권과 불가사의한 생명체의 정체를 비롯한 모든 일의 진상을 밝히려는 재판이 열린다. 자백약을 마신 혐의자들이 자신들의 정체와 잘못을 자백한다. 깊은 잠에 든 이오는 삶과 죽음 중 원하는 것을 택할 자유를 얻는다.
5막
이오는 다시 자기 생을 받아들이고 코끼리 가네샤도 도망자로 돌아간다. 소생해 가는 떡갈나무의 정이 가네샤에게 피난처가 되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