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언제나 모로 눕는다
우울과 불안을 양손에 쥐고 살던 시절을 견디게 했던 꼼지락들을 모았습니다.
손대기만 하면 부서지는 것들을 굴리려고 애쓰는 쇠똥구리 같았지요.
시 언저리를 서성이는 동안 저는 조금씩 뿌리내리며 사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제가 꼭 쥐고 있던 슬픔과 우울과 불안이 지쳐서 모로 누운 엄마의 뒷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였던 것 같습니다.
우울과 불안을 꽉 쥐지 않고 조금은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게 말입니다.
그 작은 과정들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