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실록에서 만나는 조선의 탈것
- 저자
- 석종수
- 출판사
- 부크크
- 출판일
- 2025-12-08
- 등록일
- 2026-01-07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0
- 공급사
- 북큐브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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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방대한 시간의 숲을 처음 헤맬 때, 제 길잡이가 되어준 것은 왕이나 위대한 장군이 아닌, 묵묵히 길 위를 오가던 ‘탈것’이었습니다. 실록의 수많은 기사 사이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파발마의 거친 숨소리를, 수백 명의 발걸음에 움직이는 어가의 장엄한 무게를, 그리고 삐걱거리는 소달구지 바퀴에 실린 백성의 고단한 삶을 발견하며, 저는 조선이라는 시대가 박제된 역사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유기체였음을 실감했습니다.
교통학자의 눈으로 본 조선의 길 위는 정교하게 짜인 신경망이자 혈관이었습니다. 왕의 명령을 실어 나르는 말의 속도가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이었고, 지방의 세곡을 실어 나르는 조운선의 순항 여부가 국가 재정의 건강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신분에 따라 엄격히 나뉜 가마의 행렬은, 그 사회의 질서와 가치관을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었습니다.
이 책은 실록 곳곳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탈것에 대한 기록을 엮어, 조선 시대의 역동적인 영혼을 복원하려는 저의 작은 시도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이 책을 통해 바람을 가르는 말의 힘찬 질주를 느끼고, 험난한 파도를 가르며 나라를 지켰던 판옥선의 뱃전에서 물보라를 함께 맞으며, 정적으로만 느껴졌던 조선 시대와 한층 더 가까워지는 즐거움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나아가, 과거의 길 위에서 오늘 우리가 달리고 있는 이 길의 의미를 되묻는 성찰의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자소개
석종수(石鍾洙, Sheok Chongsoo)
영남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도로와 관련한 연구를 한 경험이 있으며, 이때 우리나라의 도로를 소개하는 책자인 〈한국의 도로〉 편찬 작업에 참여하면서, 현재의 도로 뿐 아니라 조선의 길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인천연구원에 재직하고 있으면서 주로 도로계획, 교통안전, 교통약자, 녹색교통, 첨단교통체계(ITS)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Ⅰ. 땅 위의 권력과 질서 9
제1장 왕의 길, 어가(御駕) 행차 15
천상의 질서, 지상의 구현: 어가 행차의 상징 세계 23
움직이는 왕좌, 권력의 핵: 연(輦)과 대여(大輿) 31
강산을 움직이는 힘: 동원의 정치경제학 43
용안(龍顔)을 우러르는 두 가지 시선: 백성들의 경외와 고통 55
시대의 맥박을 재다: 행차를 통해 본 조선의 국력과 통치 67
제2장 신분의 증표, 사대부의 가마 81
특권의 정점, ‘초헌(?軒)’ - 외바퀴 수레에 실린 명예 95
질서의 사다리 - 품계에 따라 나뉜 가마들 111
질서의 파괴자들 - 가마 때문에 파직되다 129
제3장 전장의 심장, 말 147
국가의 신경망 - 역참(驛站), 정보의 속도를 지배하다 161
움직이는 무기 - 마정(馬政), 국방의 근간을 세우다 177
살아있는 재화 - 말의 가치와 그늘 189
제4장 느리지만 멈추지 않았던 바퀴, 수레(車) 199
멈춰버린 바퀴 - 수레 발전의 지형적, 제도적 족쇄 201
국가의 근골(筋骨) - 거대 사업의 숨은 공로자, 소달구지 213
백성의 고단한 삶을 싣고 - 민간의 수레와 그 한계 233
Ⅱ 바다와 강, 또 다른 길 241
제5장 세금과 물류의 길, 조운선(漕運船) 249
강을 따라 흐르는 나라 - 조운(漕運) 시스템의 구조와 경로 257
자연과의 사투 - 험난한 바닷길, 침몰과 표류 277
인간과의 전쟁: 조운선을 둘러싼 부정부패 289
제6장 바다의 방패, 판옥선(板屋船)과 거북선(龜船) 315
바다의 성(城), 판옥선(板屋船) - 조선 수군의 뼈대 325
신화가 된 철갑선, 거북선(龜船) - 함대의 강철 주먹 338
배를 만드는 사람들: 선장(船匠)과 국가 조선(造船) 시스템 355
기술과 국방 - 임진왜란, 바다 위의 시험장 372
맺음말 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