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공주 (현진건 장편소설)
선화공주 (현진건 장편소설) 선화공주(善花公主, ? ~ ?)는 삼국유사 기록에 따르면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이자, 백제 무왕의 왕후이다.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금제사리봉안기에 의하면 백제 무왕의 왕후는 사택왕후로 기록되었기에 그 실존 여부에 관한 논란이 있다. 팔월 한가위 , 축시에 기운 달은 그 의젓하고 밝은 얼굴을 안압지(雁鴨池) 물속에 뉘엿뉘엿 잠그었다. 어지럽게 반공에 떠돌던 삼죽(三竹) 삼현(三絃) 박판(拍板) 대고(大鼓)가 어우러진 줄풍류 소리도 스러지고 구슬처럼 물 얼굴을 스쳐 가던 청아하고도 구슬픈「회소곡」도 끊인 지 오래다. 임해전(臨海殿) 밤 잔치도 거의거의 끝이 난 모양이었다. 육부의 처녀를 모아 두 패로 갈라 놓고 칠월 보름부터 팔월 한가위까지 두레 삼을 삼아 승부를 다툰 끝에 지는 편이 진수성찬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한턱을 내고 집안이 가난한 탓으로 음식을 준비 못해 내는 처녀는 그 벌로 「회소곡」을 불러 일좌의 흥을 돕던 옛 풍속도 오늘날 와서는 길쌈의 승부도 승부려니와 길쌈 끝난 한가위 달 밝은 밤은 위로 왕과 왕비를 모시고 왕자며 공주며 첫째 뼈 둘째 뼈의 귀인과 벼슬아치와 향단을 대표하는 부로와 육부의 처녀가 한자리에 모여 크나큰 잔치가 벌어지는 명절이 되고 말았다. 한순간 질탕한 잔치가 끝나려는 괴괴한 적막이 일대를 싸고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