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나를 찾는 길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4300킬로미터, 미국을 종주하는 길.
영화 「와일드」, KBS 다큐멘터리 「순례」의 배경이 된 길.
바로 그 길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 일명 PCT다.
산길로 이어진 4300킬로미터를 오로지 등에 진 배낭에 의지한 채,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걷다 보면 나를, 우리를, 모두를 찾는다.
한창 일할 나이 30대. 저자는 7년을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그토록 걷기 원한 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로 떠난다. 호기롭게 도전한 시도는 첫 며칠 만에 위기를 맞는다. 무릎과 발목이 퉁퉁 부어올라 한 걸음도 걷기 힘들게 된 것이다. 저자는 한국에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미국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다시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그런데 그는 자신을 발견하려 이 길에 왔으면서도 또 다른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했는데, 오히려 걷는 데만 집착하다니.’
깨달음을 얻은 저자는 마음을 편히 먹고 다리를 모두 치료한 후, 다시 트레일에 오른다.
4300킬로미터 동안 혼자만의 시간,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낯선 동료와의 시간, 이제는 헤어지기 싫은 사람들과의 시간을 보내며, 저자는 드디어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한 번쯤 이런 길도 괜찮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