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고양이처럼
“눈부시게 사랑하고, 최대한 게으르고, 운 좋게 살고 싶다.”
애써 서두르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서른살이의 기록
오늘의 나는 편안히 잠들기 위해, 어제 생겨나고 오늘 없어지는 관계를 위해,
이런 저런 거짓말을 이해하기 위해, 쉽게 바스러지지 않기 위해,
늘어나는 군살을 위해, 또 줄어드는 어떤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부단히 헤엄치는 중이다. 어른의 세계를.
_프롤로그 중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와 감각적인 컬러로 잡지, 드라마, 책 표지,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비주얼 아티스트 ‘아방’이 서른을 건너며 일, 사랑, 관계, 공간에 대해 솔직하게 쓴 에세이. 베를린에서 카우치 서핑을 통해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미쳐도 괜찮아 베를린》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이십 대가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한계를 알아가는 시간이라면 삼십 대는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중심을 잡아가는 시간이다. 우리는 늘 남과 비교해 조급해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곤 한다. 지금 당장은 헤매기만 하고 아무런 성과도 없는 듯 느껴지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나다운’ 것들을 찾아 확신을 갖는 ‘과정’에 있다.
저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겨우 자리 잡은 서울에서의 삶을 잠시 멈추고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다시 서울로 돌아와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인생은 고양이처럼》은 그 시간 동안 저자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경험과 고민들, 생각의 변화들을 38점의 그림과 함께 풀어놓는다.
◆ 추천사
“제대로 된 어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이와 경험이 쌓인다고 해서 저절로 그런 어른이 되는 건 아니었다. 전혀 자라지 못한 내 자신이 한심했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막막했다. 그러다 이내 알아차렸다. 나만 어른이 되지 못한 게 아니라 내 친구들, 나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라는 걸. 아방의 글을 읽고 제대로 된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녀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다만 나처럼 주눅 들지 않고 지나온 시간들을 앞으로 다가올 시간만큼 소중하게 다루고 있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비록 지금껏 어른이 되지 못했어도 우리는 지나온 시간 안에서 충실히 살고 있었음을 느꼈다. 어른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밥알 같은 무한한 시간 속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잃지 않는 게 어쩌면 더 소중하고 가치 있을지도 모른다.”
_생선 김동영,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