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믿고 읽는 작가, 오정희가 펼치는 이야기의 진수친숙한 일상에서 낯설고 섬뜩한 내면의 진실을 포착하는 웅숭깊은 시선으로 ‘한국 여성이 빚어낸 가장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언어의 비창’ 그 자체라는 찬사를 받았던 작가.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묵인과 관습으로 덮은 평온하고 행복해 보이는 일상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인지 깨닫게 된다. 오정희는 존재의 위기의식과 그 모순된 삶을 더욱 철저히 살고자 하는 정직성 사이에서 길항하는 내면이 빚어내는 무늬들을 적확한 언어로 포착해왔다. 그가 그려내는 신선한 쓸쓸함과 찢겨진 세계를 보석처럼 빛나게 하는 특유의 문체는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을 사로잡으며 그 자체로 소설 미학의 전범(典範)이 되었다.‘봄내’라는 살가운 애칭을 가진 안개의 도시, 강원도 춘천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강원의 설화』를 바탕으로 누구나 두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어린 시절 우리를 사로잡았던 으스스하고 이상한 이야기들, 할머니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은 작가의 상상력과 만나 새로운 옷을 입었다. 이 여덟 편의 이야기들은 옛사람들의 소박한 삶에 깃든 꿈과 소망 들이 지금 이곳, 우리들의 삶에도 깊이 배어 있음을 깨닫게 한다. 그들이 살았던 세상, 그 아득하고 유현한 마음을 화가 이보름이 서정적이고 아련한 그림으로 되살려내어 이야기에 품격을 더한다.
저자소개
여성 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맛깔스런 문장으로 한국 현대문학사에 튼튼한 뿌리를 내린 작가. 40년이 넘도록 작가로서, 여자로서 숱한 계절을 반복하면서도 튼튼한 작품들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새 계절을 맞이하는 큰 작가이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으로 가지각색의 삶을 작품을 통해 담아낸다.
1947년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서 태어나 1970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6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완구점 여인」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1979년 「저녁의 게임」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이래 1982년 「동경」으로 제15회 동인문학상, 1996년 「구부러진 길 저쪽」으로 오영수문학상, 1996년 「불꽃놀이」로 동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3년에는 독일에서 번역 출간된 『새』로 독일의 주요 문학상 중 하나인 리베라투르상을 수상했는데, 해외에서 한국인이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사례로서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사에서 매우 의미 깊은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초기에는 육체적 불구와 왜곡된 관능, 불완전한 성(性) 등을 주요 모티프로 삼아 타인들과 더불어 살지 못하고, 철저하게 단절되고 고립된 채 살아가는 인물들의 파괴 충동을 주로 그렸으나 1980년대 이후에는 중년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적으로 규정된 여성의 존재보다는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여성성을 찾는 작품들을 썼다.
국어의 미학적 지평을 넓힌 작가의 문장이 빚어낸 작품들은 존재와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간극을 극복하기 위한 여성적 자아의 내밀한 감정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또한 형체가 없는 내면의 복잡한 사건들에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일상의 슬픔과 고통, 허무의 정체를 추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불의 강』, 『유년의 뜰』, 『바람의 넋』, 『불꽃놀이』 등의 작품집이 있으며, 장편소설로는 『새』 등이 있으며, 많은 작품이 영어·독일어·프랑스어 등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2007년에는 그의 문학인생 40년을 기념하는 문집 『오정희 깊이 읽기』가 출간되기도 했다.
목차
서문 · 7 어느 봄날에 · 12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고 · 36앵두야, 앵두같이 예쁜 내 딸아 · 62 용화산 · 86누가 제일 빠른가 · 108주인장, 걱정 마시오 · 124짚방망이로 짚북을 친 총각 · 142고씨네 · 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