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저자
- 박완서 저
- 출판사
- 현대문학
- 출판일
- 2012-05-16
- 등록일
- 2013-02-14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530KB
- 공급사
- YES24
-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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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람과 자연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의 대표작가 박완서의 산문집
세대를 뛰어넘는 '시대의 이야기꾼' 박완서의 산문집.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건져 올린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작가의 글이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등단한 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행복을 누리며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책에는 죽음과 가까워진 생에 대한 성찰을 담은 글은 물론, 2008년 한 해 동안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려 있다.
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글 속에 담아 냈다. 자상하고 따뜻한 품이 되어준 김수환 추기경, 작가가 자신 안에 칩거해 세상을 등지고 있을 때 세상 속으로 이끌어준 박경리 선생, 더는 전락할 수 없을 만큼 전락해버린 불행감에 도취되어 있을 때 그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준 박수근 화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에 보석처럼 빛나는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다 주고 가지 못한 사랑을 애달파 한다. 현재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은 소중한 사람들의 사랑 때문이라는 노작가의 겸손을 읽을 수 있는 장면이다.
박완서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는 만큼 왕성한 독서활동도 보여준다. 그가 존경하는 작가 박경리의 작품에서부터 신경숙, 김연수 등 한국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존 코널리, 조나 레러 등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폭넓은 독서편력을 발견하게 된다. 책 한 권 한 권마다 깊은 삶의 자국들을 새겨놓은 그의 글은 '박완서가 읽은 책'이 전하는 재미와 깊이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저자소개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온 `똑똑했던` 오빠가 `이제는 배부른 돼지로 살겠다`던 다짐을 뒤로 하고 여덟 달 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후 그의 가족은 남의 물건에까지 손을 대게 되는 등 심각한 가난을 겪는다.
그후 미8군의 PX 초상화부에 취직하여 일하다가 그곳에서 박수근 화백을 알게 된다. 1953년 직장에서 만난 호영진과 결혼하고 살림에 묻혀 지내다가 훗날 1970년 불혹의 나이가 되던 해에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 이후 우리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까지 뼈아프게 드러내는 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는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녀는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서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왔을 뿐 아니라 삶의 비의를 향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구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한국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다룬 데뷔작 『나목』과 『목마른 계절』『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아저씨의 훈장』『겨울 나들이』『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을 비롯하여 70년대 당시의 사회적 풍경을 그린 『도둑맞은 가난』『도시의 흉년』『휘청거리는 오후』까지 저자는 사회적 아픔에 주목하여 글을 썼다. 『살아있는 날의 시작』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가는 행복한 결혼은 어떤 형태인가를 되묻게 하는 소설인 『서 있는 여자』『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 점점 독특한 시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또 장편 『미망』『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서는 개인사와 가족사를 치밀하게 조명하여 사회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배반의 여름』은 1975년 9월에서 1978년 9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조그만 체험기」「흑과부黑寡婦」「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등에서 볼 수 있듯이 박완서가 그리는 모성의 힘은 실로 놀랍다. 성균관대에서 열린 ‘2006 호암상 수상자(예술상) 초청 강연회’에서 박완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문학의 뿌리는 어머니”라고. 박완서 특유의 수다스러움으로 풀어내는 모성의 힘은 힘센 것들만이 권력을 쥐고 판을 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뒤로 처진 자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무해준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는 1987년 1월에서 1994년 4월까지 발표되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가족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네 개나 있는데 그중「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남편의 죽음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의 죽음을 담고 있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는데 담담하게 이어가는 주인공의 목소리에서 가슴이 메어지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저녁의 해후』에는 1984년 1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해산바가지」「애 보기가 쉽다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은 1979년 3월에서부터 1983년 8월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속물성과 위선이 난무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젊은 것들의 무관심과 조롱 속에서 외롭게 늙어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황혼」「천변풍경泉邊風景」과, 출세한 자들의 허위를 그린 「내가 놓친 화합(和合)」「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등이 그것이다.
『미망』은 조선조 말기에서 6ㆍ25 전쟁 직후까지 그 파란만장했던 시대를 한 개성 상인의 가족사를 통하여 재창조한 대하소설이다. 민족의 수난사와 더불어 고난과 격동의 시대를 험준한 산을 넘듯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박완서 소설 문체가 도달한 궁극적인 경지를 보여 주고 있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느낀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을 담아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펴냈다.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어 노작가의 연륜과 성찰이 돋보이는 글을 선보였다.
1993년부터 국제연합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1994년부터 공연윤리위원회 위원, 1988년부터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으로 한국문학작가상, 『엄마의 말뚝』으로 제5회 이상문학상 『미망』으로 대한민국문학과 제3회 이상문학상 『꿈꾸는 인큐베이터』로 제38회 현대문학상 등을 받았다. 2006년, 문화예술인으로서 처음이자 여성으로서도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평소 입버릇처럼 "전쟁의 상처로 작가가 됐다."고 고백해왔던 그녀는 전쟁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은 경험으로 글을 써왔다. 여러 편의 장편소설과 수필집, 동화집을 발표하고, 2010년 8월 수필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마지막으로 2011년 1월 22일, 담낭암 투병 중 별세했다. 경기 구리시에는 '박완서 문학마을'이 조성될 예정이다.
목차
책머리에
1부_ 내 생애의 밑줄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내 식의 귀향
유년의 뜰
흐르는 강가에서
나는 다만 바퀴 없는 이들의 편이다
아아, 남대문
식사의 기쁨
노인, 최신 영화를 보러 가다
친절한 나르시시스트들
빈집에서 생긴 일
내 생애의 밑줄
야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
구형예찬
2부_ 책들의 오솔길
꿈이지만 현실, 진실이지만 거짓인 세계―존 코널리 『잃어버린 것들의 책』
누군가를 기다리는 밥상이 덜 쓸쓸한 법이지―문태준 시집 『그늘의 발달』
증손자 볼 나이… 난, 지금도 엄마가 필요해―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사람을 부르고 동행을 부추기는 제주도 흙길―서명숙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
지도 밖의 땅… 그들은 왜 봉천으로 갔는가―김연수 『밤은 노래한다』
돈만 아는 세상, 괴짜 기인들을 만나다―정민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
겸손한 서향이 가슴에 번지네―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애송시 100편』
맛있고 몸에 좋은 것만 찾는 세상 얄밉다―공선옥 『행복한 만찬』
그는 담 밖 세상을 눈뜨게 해준 스승―이청준 『별을 보여드립니다』
지루한 여름날을 넘기는 법―조나 레러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죽기 전, 완벽하게 정직한 삶 살고 싶다―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반 고흐의 손이기도 했다. 감자를 먹는 저 손… 정직한 노동을 한 저 손은―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3부_ 그리움을 위하여
천진한 얼굴 가지신 아담한 노신사
신원의 문학
보석처럼 빛나던 나무와 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