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시대 4
인간은 여러 가지 착각을 하고 산다.
내가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가.
내 몸매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머리는 좋아.
아무래도 그녀가 날 좋아하는 것 같아.
하지만 인간이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는 가장 큰 착각은,
그래도 나만큼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거라는
무의식적인 기대감이다.
세계는 멸망했다.
소수의 인류만이 간신히 살아남았으나
문명의 유산은 사라졌다.
폭력이 권력으로, 화폐는 휴지로,
도덕은 농담으로 전락하고
밤이 되면 죽은 자가 일어나 산 자를 잡아먹는다.
그런 세상에서, 파수꾼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남자가 있었다.
이것은 파수견이 되고 싶은 늑대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