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과 주거문화
서양식 건축물이 이 땅에 들어오면서 건축이라는 새로운 조어가 태어났고, 또 그 같은 건축물이 이 땅을 뒤덮게 됨으로써 그것을 우리 전통건축물과 구분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양옥이라는 말은 그래서 태어났고, 그에 대비되는 우리의 전통살림집은 자연스럽게 한옥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는 한옥이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집이면 모두 한옥이었으니 그저 집이라 하면 되었고, 그것을 궁궐이나 사찰과 구별해야 될 경우라면 살림집이라 부르면 되었던 것입니다. 한옥이란 그러니까 우리 민족이 이 땅의 풍토에 적응하면서 삶을 영위해 왔던 주거 공간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살림집’이라는 책을 쓴 목수이자 건축사가인 신영훈 선생은 한옥을 일러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없는 우리만의 유일한 것이며, 그 누구도 본뜨거나 흉내 낼 수 없는 이 땅에서만 지어진 독특한 집’ 이라고 정의를 내렸으며, 혜곡 최순우 선생은 “우리 민족의 주택, 즉 옛 민가는 위대한 대한민국 전통 문화의 산실이며, 또 위대한 대한민국인의 산실이기도 하다”며 한옥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