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의 부케
험한 길을 함께 가고, 별을 보며 잠을 자고 길 위의 사랑은 그렇게 피어난다.
거친 손가락에 부드러운 물건이 만져졌다.
형과 결혼하겠다고 여기까지 찾아오고 있는 그 여자가 꽃을 수놓아 보내온 좁고 길게 자른 흰색 명주 손수건이었다.
그 천조각을 모자의 운두에 묶어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기다리라는 뜻이었다. 꽃? 웃기고들 있네…….
승객들이 기차문을 열자 나무 타는 연기가 객실까지 밀려들어와 매캐하니 코가 따가울 정도였다.
아멜리아는 포트워스 기차역의 플랫폼에서 안절부절못하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달라스 리의 모습을 수도 없이 상상했다. 기차가 도착하면, 달라스는 차창 안으로 고개를 쑥 들이밀며 나를 찾으리라.
이 여잔가, 저 여잔가 기웃거리며 조바심을 내겠지. 그런 상상이 다시 떠오르자 여지없이 아멜리아의 가슴이 방망이질 쳤다.
그 많던 사람들이 거의 다 역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정성껏 수놓아 보낸 손수건을 모자에 묶고 서 있는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달라스가 분명 포트워스 역에서 만나자고 했었는데…….
어딘가 숨어서 날 보고는 마음에 들지 않아 혼자 발길을 돌려버린 건가. 가방을 든 아멜리아의 손에서 스르르 힘이 빠지더니 가방이 툭, 떨어졌고 발 밑이 우르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