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의 웨딩마치
세월이 흘렀지만 그의 옷은 빨지 않은 그대로였다. 그래서 일까, 눈을 감으면 여전히 여인의 희미한 바닐라 향이 느껴졌다. 셔츠를 움켜쥐던 그녀의 마지막 손길이 와 닿고, 고통스러운 작별의 순간 자신의 입술을 적시던 그녀의 눈물이 느껴졌다. 베키, 사랑스러운 베키 올리버. 심장 속에 춤추듯 맴도는 그녀의 기억. 철커덩, 거슬리는 쇳소리가 오스틴의 환상을 깨뜨려버렸다. 그는 자신의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풀고 있는 간수를 혐오하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쇠붙이가 떨어지자 그는 수년에 걸쳐 만들어진 붉은 자국을 문질렀다. '베키가 결혼을 했다.' '베키가, 누구와 결혼을 했다는 거야?' '캐머론.' '캐머론? 내 친구 캐머론 맥퀸.' 오스틴은 숨이 막혔다. 거센 발길질에 걷어차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