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루 1
제 1권. 화륜, 불꽃의 수레바퀴
태중에서부터 아비 어미를 잡아먹고 타고난 생마저 하늘의 제물로 결정된 몸인지라, 그녀에게는 세상 그 무엇에도 미련이 없었다.
오직 신궁(神宮)을 위하여, 그리고…… 역대 궁주들의 염원을 이어받아 홍조의 붉은 날개를 강림시키기 위하여. 그리 태어나고 그리 자란 존재였건만, 그녀의 심장을 헤집고 폭풍처럼 파고든 사내는 모든 운명을 비틀어 놓았다.
홍조의 나라 한운국 신궁의 주인, 신의 강림을 위한 제물로 나고 자란 여인 서문시란.
미쳐버린 아비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진 어미의 배에서 황궁 밖으로 내던져졌던 사내, 명륜 제국의 황제 진천휘.
그리고…… 그들의 만남으로 인해 격렬히 돌아가기 시작한 운명의 수레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