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여신의 외출

여신의 외출

저자
이주연 저
출판사
우신출판문화
출판일
2013-02-07
등록일
2013-05-02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734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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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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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멀대같이 키도 크고, 머슴같이 떡 벌어진 어깨에 남이 쉽게 접근 못할 것 같은 험한 인상까지 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기에 이 사람을 찜한 것뿐이야.”

그녀의 위험한 선택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다.

<본문 내용 중에서>

아진은 시윤에게서 잔을 받아들었다. 마침 갈증이 밀려들었는데 와인 잔을 보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아진은 잔을 들어 목을 적셨다. 입안을 맴도는 진한 향기가 너무나 달콤했다. 아진은 와인 잔을 보며 만족스러운지 싱긋 웃어보였다. 그 모습을 시윤의 검은 두 눈동자가 좇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점점 더 짙어졌다.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젖은 머리. 거기다 은은히 풍겨오는 그녀의 풋풋한 체취까지 이 모든 것이 그의 마음을 거침없이 뒤흔들고 있었다.
쿵쿵쿵-
시윤은 갑자기 그 움직임을 빨리하는 가슴의 진동에 멈칫했다. 터질 듯 거세게 뛰어대는 심장이 그의 몸에 열기를 만들어내었다. 그는 자신의 안에서 일어나는 이 같은 변화에 순간 당혹스러웠다. 자신의 의지완 상관없이 무섭게 뛰어대는 가슴의 울림이 알코올 때문인지 아님 그녀 때문인지 정확히 구분 지을 수가 없었다.
“와인 맛이 아주 좋네요.”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진의 모든 신경은 와인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녀는 입술에 남아있는 와인을 혀로 핥아내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렸다. 그 모습이 그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흔들리는 촛불만큼이나 그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었다. 와인보다도 더 붉은 그녀의 입술이 빛을 받아 윤기가 흘렀다. 은은한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더욱 매혹적으로 만들었다. 지독한 유혹이었다.
시윤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한 발짝 다가섰다. 그가 움직이는 바람에 촛불이 꺼질 듯 위태롭게 흔들렸다.
“와인 조금 더 마실 수 있나요?”
아진이 와인 병을 바라보며 앞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시윤의 옆을 스쳐지나가려던 그녀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움찔 굳어졌다. 시윤이 자신의 옆을 스치려던 그녀의 손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아진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손목으로 시선을 옮겼다. 손목에 닿은 그의 손이 뜨거웠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천천히 고개를 들어 시윤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이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 불법 의료행위 지금 받을 수 있습니까?”
“네?”
시윤의 조용한 목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내려앉은 어둠보다도 더 낮은 목소리였다. 아진은 자신의 손목과 시윤을 번갈아 쳐다보며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시윤이 그녀의 손목을 단단히 움켜잡으며 입을 열었다.
“증상에 따른 진단 받을 수 있냐는 말입니다.”
“그게 무슨…….”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으려던 그녀는 헉하고 작은 비명을 속으로 삼키며 입을 닫아야만 했다. 시윤이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를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겨 안았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정확히 그의 가슴에 닿았다. 아진은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어 빼내려했지만 커다란 시윤의 손에 가로막혀 그럴 수가 없었다. 그의 손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그녀의 머리를 단단히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내 심장의 상태가 어떤지 봐주십시오. 어디가 고장 났기에 이렇게 뛰어대는 겁니까?”
시윤이 나직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감정을 실은 그 목소리가 가슴의 울림을 통해 그녀의 귓가에 그대로 전달되었다. 얼굴에 닿는 그의 체온은 따뜻했다.
“들립니까?”
시윤이 그녀를 자신의 품안에 바짝 끌어당기며 속삭이듯 말했다.
쿵쿵쿵-
그의 커다란 심장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커다랗게 울렸다. 귀가 먹먹할 만큼의 거센 진동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거세지는 그 진동에 그녀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어떻습니까? 숨 막히게 뛰는 이 진동의 원인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그의 가슴을 통해 자잘한 진동이 전해졌다. 아진은 그의 가슴에 머리를 댄 채 천천히 고개만을 움직여 그를 올려다보았다. 시윤도 조용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눈빛이 그렇게 어둠속에서 만났다.


<작가 프로필>

이주연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는 로맨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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