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감방 안은 무서운 괴물이 살고 있는 동굴처럼 음침했다. 눈앞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어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런 휑뎅그렁한 공간 속에 알 수 없는 공포가 압박해오며 짓눌렀다. 철창살이 달려들어 목을 조일 것만 같았다. 답답한 복장이 곧 폭발하려는 순간이었다. 그 사이에 삼복의 무더위까지 합세하여 목구멍을 틀어막았다. 펄펄 끓는 가마솥 안에 갇혀있는 기분이었다. 아침이 지나고 밖의 공기가 데워지면서 뼁끼통의 냄새가 솔솔 기어 나왔다. 고약한 합수내가 코를 찔러댔다. 창자가 뒤집혔다. 속이 시원해지게 토악질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런 곳에 앉아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