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의 편지 이야기
일본 근대 문학 거장들의 작품을 편지라는 주제로 엮었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선정했으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 「두 통의 편지」를 비롯해 사카구치 안고의 수필 「편지 잡담」, 나카노 스즈코의 시 「어머니의 편지」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고루 담았다. 각 작품은 편지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각기 다른 형식과 주제로 저마다의 매력을 뽐낸다. 1916~1948년 사이에 발표된 작품들로 출간 후 100년 가까이 지났지만 작품에 담긴 메시지는 21세기의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혼란스러운 시절을 표류하던 거장들은 어떤 심정으로 펜을 들었을까. 편지에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아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눈앞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더라도 서로의 진심은 알 수 없다. 상대방에게 보내는 미소도,?의심할 여지 없는 굳은 약속도 모두 그 사람의 진심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하는 말, 몸이 떨릴 만큼 부끄러운 속내, 끊임없이 머릿속을 휘젓는 고뇌를, 편지는 고스란히 담아낸다. 20세기 일본의 문학 거장들이 남긴 편지 관련 작품을 통해, 100년 전 그들이 보낸 빛바랜 편지 속에서 생생한 메시지를 더듬어보자. 지금 바로, 본능과 해학이 넘치는 작품 속으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