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예민한 내가 불안하지 않도록 돌보고 있습니다”
_6년의 공황을 건너 평범한 행복을 되찾기까지
예민한 기질을 지닌 평범한 1994년생 3년 차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어느 날 공황이 찾아왔다. 대학교 3학년, 20대 초반에 불과했던 저자는 연속되는 과제로 밤을 새는 일이 잦았다. 새벽 다섯 시까지 깨어 있던 어느 날, 생전 처음 겪는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평소에도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했지만, 이유도 맥락도 없이 덮쳐 온 거대한 불안 앞에선 어쩌질 못했다. 이후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까지, 자그마치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 책 <예민한 나에게 공황이 찾아왔습니다>는 매우 예민한 기질의 20대 여성이 6년간 공황장애를 겪고 평범한 행복을 찾기까지의 나날을 그렸다. 지금은 더 ‘불안’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보고 있다지만, ‘예민’이라는 뾰족한 가시가 내면 곳곳을 찔러 자주 아팠었다. 예민해서 불안하고 우울하고 두렵기까지 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에게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53편의 이야기는 큰 위로와 용기가 될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불안과 함께 공황이 찾아왔다. 명치가 답답하고 목이 졸리고 숨이 가쁘고 온몸이 저릿하고 아팠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오한이 들고, 현실이 아득해졌다. 버스가 무서워졌다. 버스를 타면, 뛰어 내리고 싶었고 죽을 것 같았다. 지하철도, 백화점도, 카페도, 영화관도, 심지어 유일하게 쉴 수 있던 집과 방도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본인의 상황을 사람들이 알아차릴까 봐 두려웠고 불안을 사람들에게 토로하면 예민한 탓이라고만 말하는 게 신물났다. 하지만,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말해야 했다. 증상과 생각과 감정을 온전히 털어놓으며 비워지고 담담해졌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예민하고 불안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공황장애라는 병을 이해하고 나니 괜찮아졌다.
책 속 어릴 적 에피소드들이 저자의 사정을 대변한다. 열두 살 때 미술학원에서 만나 친해진 친구에게 좋아하면서도 질투하는 마음이 들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완벽하게 해 내고자 아등바등 노력하며 간절함을 표출했지만 헛헛함만 남았을 때도 있었다. 과거의 회환, 현재의 걱정, 미래의 고민, 당면한 과제의 계획 등으로 잠자는 법을 까먹는 밤이 매일 계속되기도 했다.
외부 자극에 기민하게 대응해선 모든 걸 안으로 끌어안아 버린 나날, 예민해서 불안하고 우울하고 두려웠다. 공황장애는 저자의 삶을 짓누르고 몸과 마음을 허물어 버렸다. 그래도 6년의 시간을 건너며 겪고 버티며 배우니, 이제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는 힘이 생겼고 괜찮아졌으며 좋아졌다고 한다.
저자소개
정예안(定詣安), 글로 편안함에 이르기 위해 정한 필명이다. 어릴 적부터 예민한 성격으로 만성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 과민 대장 증후군을 갖고 있다. 말로만 들었던 공황이 찾아왔을 때는, 그저 예민함의 한 증상으로 여겼다. 그렇게 병을 방치하다가 정신과를 찾았다. 1년 반 동안의 치료를 끝내고, 이제는 비상약만 가지고 다닌다. 예민함과 불안은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공황을 치료하며 그것들의 성격을 깨닫고 공존하며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1994년생으로, 공예학과를 졸업하고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3년간 일했다. 얼마 전 출판사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
목차
들어가며_
예민한 내가 불안하지 않도록 나를 돌보고 있다
1부. 어느 날 갑자기 내게 찾아온 것들
어느 날 갑자기 불안이 찾아왔다
내가 싫어 숨고 싶은 마음들
예민한 마음에 북받친 감정들
아무도 내게 기대지 않게 된 기분
집에 있었지만 집에 가고 싶었다
무뎌진 동그라미가 될 수 있을까
네가 더 희미해졌으면 좋겠어
2부. 예민한 나에게 공황이 시작되고 있었다
좋아하면서도 질투하는 마음
아등바등 노력한 흔적이 보일 때까지
어둠에 가려지고 싶은 건, 나였다
내가 부끄러워진 그날의 트라우마
예민한 나를 불안하게 한 것들
힘들었던 기억이 생각나는 이유
내가 내게 물어본 삶의 방향
잠자는 법을 까먹어 버린 밤
3부. ‘힘들지’, 한마디가 듣고 싶었을 뿐
나만 길을 잃고 헤매는 것 같다
처음 상담실에 갔던 날의 기억
말 한마디에 터져 버린 눈물
나는 할머니를 미워하는 내가 밉다
나도, 남도 괴롭히고만 오해
나는 나를 표현하는 게 어렵다
나를 이해하고 변화시키고 싶었는데
4부. 혼자서는 힘들어요, 도와줘요
왜 이러지, 내가 또 이상해졌다
견디기 힘들어 정신과를 향했다
정신병이라는 말에 민감해지다
누구나의 일상이 내겐 비상 사태
내가 죽음을 생각하게 된 사연
약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출구가 보이면 불안하지 않아
잠자는 시간을 앞당기니 일어난 일
5부. 작은 불안쯤은 익숙해져 갔다
그때가 불편했습니다
예민한 나는 몸도 많이 아팠다
초보가 초보 티 나는 게 어때서요?
결국 나는 드러난다는 깨달음
어느새 불안에 익숙해졌다
‘보통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트라우마는 사소한 일로 생긴다
차라리 몸이 아팠으면 좋겠다
6부. 불안을 다스릴 준비가 된 것 같다
말을 하니 달라졌다, 편해졌다
두근거리는 건, 심장일까 마음일까
불안을 다스릴 준비가 된 것 같다
엄마가 지친 나를 알아 줬으면 좋겠다
기대와 희망과 설렘을 앓고 난 후
버스도 택시도 잡히지 않은 어느 날
그림만 그리면 되는 줄 알았다
백 가지 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7부. 숨을 고르고 예민한 나를 받아들이다
나는 이제 나를 풀어 주려고 한다
필요할 때마다 옆에 있어 준 사람
내게 티가 있어도 나는 괜찮다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의 우리
나를 받아들이는 법을 알 것 같다
약을 끊어 보기로 했다
나는 그런 내가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