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인문학
“큰 나무만 사는 숲은 세상에 없습니다.
식물은 경쟁하지만 다투지 않습니다. 타협하고 상생하고 공존합니다.
인류가 새로운 5000년 문명사를 쓰려면, 식물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깐깐한 전직 기자, 숲과 식물을 인터뷰 하다! 저자 박중환은 실업자가 된 뒤 찾아간 형님의 연구실에서 식물을 접한 뒤 그만 매혹되어버렸다. 취재하듯 써내려간 식물의 인문학은 ‘전문용어 가득한 식물학 책이나 전공서적 속 정보를 더 쉽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소망이 담긴 공부기록이기도 하다. 기자 출신의 저자만이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숲을 보며 감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사문제와 관련지어 폭넓은 시각을 보여준다. 식물과 인간 사이의 역사 속에서 정치와 경제의 교훈을 얻고, 식량과 환경의 미래를 걱정한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식물을 이해하고 식물을 닮고, 숲을 보호해야 함을 역설한다. 책은 식물과 사람 사이에 있었던 뜻밖의 역사 이야기로 흥미롭게 시작해, 사막화를 막고 숲을 지킨 문명만이 살아남으며 사막녹화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