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모든 단어의 생김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약간의 기울임에도 굴러떨어지는 사랑의 둥근 받침이나, 가끔은 베일 수밖에 없는 사람의 모난 받침처럼요.
삶이란 단어를 펼쳐 두면 ㅅㅏㄹㅁ. 흩어진 활자의 모양새는 어쩐지 사랑과 사람을 닮아 있습니다. 수없는 단상들의 종착지는 늘 어떤 사람, 어떤 사랑이었지요. 이 또한 그런 이유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사람과 사랑을 빼놓고서 삶을 얘기할 수 있겠어요.
목차
사랑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둥근 사랑과 각진 사람
당신의 머리맡 한 켠만 내어 주세요
그렇게 당신이 떠난 뒤로는 밤하늘에 이별만 무수하다
고요하고 소란한
죽은 사랑의 유서
느리게 늘리는, 미루어 이루는
떠난 사람은 습관을 남긴다
꽃말
미완
하늘
유한함 속의 무한함
오래된 이별은 눅눅하다
나는 내 마음의 풍속을 모른다
잘 자
미적지근한 다정함
주어 잃은 사랑
어째서 고인 마음은 닦을 수 없을까
사랑은 불협화음
반의어
사색
사랑은 검은색
부디 안녕하세요
쓴다
바늘 자국
사람
축축한 것들은 대체로 무겁다
관계를 잃고 관계를 쓴다
출근길
9 월
체기
모순
마음과 마음을 더하면 미움이 된다
가을, 타다
어린, 어른
별, 나다
지나침, 마주침
그리하여 쓴다
손때 묻은 문장
초점
창가
포장
기차에는 닿아 본 적 없는
향수가 있다
세상은 소모품
마음 하나를 잃는다
제목 없는 문서
할당량의 행복
솔직한 것들은 고요하다
낭만
마음의 근력
성의
퍼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