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가능성
“구석진 곳에서 조그맣게 살아가는 당신,
당신에게 부는, 혹은 당신이 불어내야 할 가능성의 세계”
오래전 시(詩)로 등단한 작가가 전하는 긴 이야기
작은 꽃잎처럼 옹기종기한 일곱 편의 단편소설
수년간 자신이 겪어왔고 상상해 왔던 마음들을 단정한 문체와 빠른 호흡으로 써 내려간 이록 작가의 첫 소설집. 소설집에 실린 일곱 편의 소설 모두 문장의 밀도가 높고 구성 역시 탄탄하다. 곳곳에 등장하는 시적인 문장은 어느 날 잃어버린 물건처럼 한 구석에서 반짝이며, 상황에 몰입하게 만드는 부드러운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한 번쯤 만났을 법한 사람들이고 그리하여 누군가가 떠오를 수도 있다. 그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조심히 잘 따라가다 보면 물큰하게 느껴지는 동지애 같은 것을 접할 수도 있다.
《당신이라는 가능성》에는 작은 꽃잎처럼 옹기종기 모인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각 이야기 속에 숨은 상황은 ‘만약 나라면~’이라는 가정을 낳고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시간을 안긴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서 나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것이 소설의 힘이라면 이록 작가는 그 힘을 정성을 다해 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허무할 수도 있지만 크기를 가늠하기도 어려운 가능성을 말해 주기도 한다. 일곱 편의 소설은 읽는 이들에게 그 가능성을 불어주고 있다. 그것은 당신이 불어내야 할 가능성이기도 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