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정원 2권 (완결)
시간의 기억, 하고 되뇌며 그녀는 집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 집 자체가 곧 그녀의 삶 전부였음을 이제는 안다. 그녀는 끝없이 부정했지만 그녀의 삶도 마당에 뿌리 내린 매화나무 같은 것이었음을. 흙이 나무를 살리고 다시 나무가 흙을 숨 쉬게 하듯 그녀도 그렇게 저 집의 시간 속에 함께 속해 있음을. 그녀의 눈빛이 잠잠해졌다.
“물이 많이 불어났겠어요.”
그녀가 말했다.
“안개도 더 많이 피어나겠죠.”
“볕 좋은 날 맨발로 물을 걷고 싶어요.”
“더 멀리 가보는 것도 좋겠죠.”
“누군가와 함께.”
“누구든 함께.”
그녀의 얼굴에 물안개처럼 부드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우리의 시간은 아득히 멀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걸음도 조금은 가벼워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