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를 주세요
“헤어지자. 그게 맞는 것 같아.”
할 말은 많았지만 속으로 눌러 삼켰다.
이렇게, 길고 길었던 7년의 연애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고작 전화 한 통으로, 아주 어처구니없게.
7년간의 연애를 끝냈던 날, 어이없이 생긴 인연.
“서은우입니다.”
가은의 앞에서 어제 칵테일 바에서 부딪친 잘생긴 남자, 변명도 못 하고 냅다 도망쳐서 만날 일 없었으면 하고 빌었던 남자가 자신을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더 이상의 로맨스는 없을 거라 믿었던 삶에 끼어든 한 남자.
“저는 가은 씨가 궁금해요. 그것도 아주 많이.”
그의 검은 눈동자를 보자, 손끝이 차가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