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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


헌팅

조영아 | 한겨레출판

출간일
2021-08-26
파일형태
ePub
용량
지원 기기
PC스마트폰태블릿PC
대출현황
보유1, 대출0, 예약중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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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소개
저자 소개
목차
한줄서평

콘텐츠 소개

기록을 멈추지 않는 카메라, 그 뒤에 숨은 우리의 욕망을 추적하다 이 작품을 쓰게 된 동기는 기사로 접한 두 장의 사진에 있다. 한 산골 소년의 사진과 소녀의 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중략) 소년과 소녀가 번갈아가며 잠을 깨웠다.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바라보다가 사라졌다. 말소리는 그들이 사라지고 난 뒤에 들렸다. 소년과 소녀는 행복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야, 나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간신히 대꾸했다. 소년과 소녀는 더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내가 한 말이 마음에 걸렸다. 컴퓨터를 켜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사실은 말이야……. 만약 그 소년과 소녀가 우리를 만나지 않았다면, 하는 가정에서 이 소설은 출발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331쪽)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로 제11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조영아가 오랜만에 세 번째 장편소설 《헌팅》으로 돌아왔다. 이 소설은 산속에서 야생 소년으로 자란 시우가 다큐멘터리 감독 린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가는 인간이 지닌 기록의 욕망을 샅샅이 파헤치면서 개인의 욕망이 개입하지 않은 순수한 기록이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동시에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문명’으로, 불편한 것을 ‘야만’으로 규정하는 세상을 환기시킨다. 《헌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작가는 산골 생활을 하는 소녀를 도시로 데려와 불행해진 실제 사건 기사를 접한 뒤, 문명의 공신인 문자로 ’기록’하는 행위와 그 결과물을 절대적으로 믿는 사람들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으며, 그 기록 뒤에 숨은 기록하는 자의 욕망을 파헤치는 이 소설을 썼다. 제목 ‘헌팅Hunting’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사전적 의미의 ‘사냥’과 영상 제작 분야에서 말하는 ‘촬영 장소 물색’이다. 소설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함축한다. 촬영을 위해 ‘숲’으로 들어간 헌팅의 시도로 다큐멘터리 감독 린은 야생 소년 시우를 만나고, 그후 시우가 도시로 나와 문명에 적응해나가는 일상까지 담은 다큐멘터리를 촬영한다. 소설 안에서 시우가 토끼를 사냥하는 장면은 시우의 성장을 의미함과 동시에, 다큐멘터리라는 명분하에 벌어지는 린의 연출이 가져오는 결과 또한 사전적 의미의 ‘사냥’이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사냥이 익숙한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향하기도 한다는 사실은 섬뜩하게 다가온다. 뛰어난 관찰, 섬세한 묘사, 깊이 있는 상상의 힘을 지닌 작가 조영아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 힘을 어김없이 발휘한다. 시우와 린이 처음 만난 산속에서의 생활은 영상처럼 생생하게 펼쳐지며, 숲에서 도시로 첫 발을 내디딘 시우의 시선을 따라 익숙하면서도 낯선 도시를 성공적으로 그려낸다. 기록하는 자, 린의 이야기 린은 평소 알고 지내던 오 신부의 제보를 받고 숲으로 향했다. 오 신부는 십여 년 전 경비행기 사고 기사를 보여주며 사고 이면의 사실을 확인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헌팅은 시작되었다. 설마 했던 깊은 숲에서 노파와 시우를 만난 린의 마음속에는 이미 녹화를 알리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스스로 완벽한 헌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깊은 산속에서의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린이 경험하는 야생은 들쥐 고기, 뱀 고기, 토끼 고기를 먹고 산에서 나물을 채취하고 가까운 샘에서 물을 길어오는 것뿐만 아니었다. ‘키’와 ‘나이’의 정의가 뒤바뀌고 ‘맛있다’는 ‘어떤 음식을 먹을 때 들쥐 발톱 따위가 떠오르지 않는다’로, 린이 규정하던 언어의 의미까지 바뀌었다. 모든 것이 환하던 도시와 달리, 시우가 살고 있는 움막에서는 “모든 사물은 그 실루엣만으로도 훌륭히 존재”하며 빛으로 환하게 살펴보는 일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었다. 휴대전화도 텔레비전도 없는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린은 시우처럼 자작나무 숲을 향해 맨발로 달린다. 그 과정에서 온몸으로 들어오는 숲의 기운을 온전히 느낀다. 그리고 이해한다. ‘키’와 ‘나이’의 개념이 바뀌어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음을. 얼마쯤 갔을까. 축축하고 불쾌한 느낌이 가시면서 발에 점점 힘이 실렸다.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린은 달렸다. 그러자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마다 우주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발바닥을 열고 린의 몸 안으로 들어온 우주는 무수한 세포마다 별을 달았다. 희미하지만 따뜻하고 노란 불이 들어왔다. 총총총 노란 불빛이 몸 구석구석을 비추었다. 린은 희미하지만 따뜻한 노란 불이 되었다. 몸의 문은 발바닥에 있었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문은 가장 어둡고 낮은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75~76쪽) 노파의 죽음 이후, 시우를 데리고 도시로 돌아온 린은 숲 생활은 까마득히 잊은 채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움직인다. 처음엔 시우의 정체와 존재에 대한 호기심으로 기록을 시작했던 린이었지만, 어느새 그 욕망은 끝없이 커져만 가고 모든 이의 불행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온다. 나이를 재는 소년, 시우의 이야기 매일 아침 맨발로 자작나무 숲을 향해 달리는 시우. 시우는 자작나무에 발꿈치를 대고 ‘나이’를 재는 자신만의 아침 의식이 좋았다. 지천으로 널린 자작나무 잎사귀를 뜯어 이를 닦았다. 평생 숲을 벗어나 본 적 없던 시우는 할머니의 죽음 이후, 이곳을 떠날 때가 왔음을 직감한다. 시우는 린과 함께 도시로 삶을 옮긴다. 도시의 모든 것이 편한 린과 달리, 시우는 눈을 뜨는 게 두려울 만큼 낯설고 위협적인 곳이었다. 린에게 숲 생활이 그러했듯이, 시우에게는 도시가 야만이었다. 린의 다큐멘터리 〈사냥〉이 인기리에 방영이 된 후, 도시의 대중들은 시우가 호기심과 소비의 대상이 되기를 원했다. 린은 시우를 종이인형처럼 다뤘고, 시종일관 시우에게서 카메라를 떼놓지 않았다. 시우는 린에게 반항도 해보지만, 린을 벗어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린은 시우에게 연기에 필요한 호흡과 발성을 가르쳤다. 예외 없이 이 모든 것은 영상으로 기록되었다. 린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시우가 카메라 주위를 기웃거렸다. 렌즈에 눈을 대고 그 속을 들여다보았다. 실내가 고스란히 보였다. 조금씩 발을 떼어 움직였다. 실내가 따라 움직였다. 렌즈 속 세상은 작고 아득했다. 시우는 카메라를 살피다가 멈칫했다. 바로 전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입을 크게 벌려 아, 야, 오, 유를 발음하는 모습이었다. 우스꽝스러웠다. 자신도 모르게 입이 씰룩거렸다. 버튼을 계속 누르자 지난 장면들이 이어졌다. 처음 이곳에 와서 빛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하고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장면부터 라면을 허겁지겁 먹는 장면, 이를 닦는 장면 그리고 잠자는 모습까지 다 들어 있었다. 장면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낯설었다. 그리고 뭔지 모르게 무서웠다. 그 두려움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알 수 없었다.(208~209쪽) 린에 의해 만들어진 시우의 삶을 바라보면, 우리의 삶의 모습과 비슷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또한 세상이라는 거대한 세트 안에서 제공되는 자본의 서비스를 소비하며 ‘구성’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이처럼 《헌팅》은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를 시우의 눈을 통해 낯설게 보는 진기한 경험을 제공한다. 한편 대중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시우라는 인물에 열광하다가도 시우가 그 기대감을 조금이라도 벗어나기만 하면 가차 없는 비판을 퍼붓는다. 작가는 문명인들이 더욱 야만적이고 잔인해질 수 있는 상황을 신랄하게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빌딩 숲 안에서 스마트한 기계로 포박당한 현대인들에게 호기심과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리는 한 소년의 비극적 이야기 앞에서 우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소설 속 또 하나의 이야기, 박기용과 박승준 《헌팅》은 산속에서 도시로 온 시우의 삶과 린의 다큐멘터리라는 이야기와 더불어 또 하나의 이야기 줄기를 지니고 있다. 바로 문명 바깥에서 자라나 문명 안으로 포섭되어 갇힌 ‘시우’의 뿌리 이야기다. 린은 노파의 부탁으로 시우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글은 시우에게 그의 뿌리를 알려준다. 시우는 나무 상자를 책상 밑에 처박았다. 편지에 대한 충격과 흥분은 좀체 가시지 않았다. 인생이 뿌리째 뽑혀 뜨거운 햇살 아래 내동댕이쳐진 기분이 들었다. 어디서부터 진실인지 알 수 없었다. 이 모든 게 자신을 끌어내리기 위한 음모라고 생각했다. 그런 일은 종종 벌어졌다. 시우는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글자 하나하나를 칡뿌리 씹듯 질겅질겅 씹었다. 글자를 배우고 문장을 만난 게 한없이 경멸스러웠다. 글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걸 재는 자’라고 일러주던 린의 말이 떠올랐다. 시우는 글을, 문장을 저주했다. 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원형이 한없이 두렵고 무서웠다. 그리고 의심스러웠다. (299쪽) 감옥을 택하는 것이 유일하게 허용된 자유였던 ‘비전향 장기수’인 할아버지 박기용과 그로 인해 꿈을 빼앗기고 주변으로 쫓겨난 아버지 박승준의 이야기가 시우의 삶 속으로 끼어들게 되고,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질주해가는 시발점이 된다. 정은경 문학평론가는 《헌팅》의 해설에서 이 작품이 “외부와 타자를 용납하지 않는, ‘안’으로만 이루어진 세계”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촘촘히 구획되고 박제화된 우리의 안온한 삶을 물어뜯는 ‘사냥’”을 보여준다고 평한다. ■ 주요 내용 다큐멘터리 감독 린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린은 오 신부가 들려준 비행기 사고로 죽은 부부 이야기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사고 현장으로 헌팅을 떠났다가 우연히 시우를 만난다. 시우는 열네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말 그대로 야생 소년이었다. 매일 자작나무에 달려가 금을 그으며 ‘나이’를 재고, 자작나무 잎으로 이를 닦고, 토끼 사냥을 하고 싶은, 한 번도 숲을 벗어나 본 적 없는 소년. 시우를 따라간 린은 산속 깊이 움막을 짓고 시우와 함께 살고 있는 노파를 만나게 된다. 노파의 두 가지 부탁을 들어주기로 약속하고 린은 다큐멘터리 촬영에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파가 죽음으로써 첫 번째 부탁이었던 풍장을 치른다. 노파가 죽은 이후 린은 시우를 데리고 도시로 돌아온다. 시우에게 도시는 모든 것이 너무 눈부시고 혼란스러우며 처음부터 배워야 할 것투성이인 세상이다. 린이 찍은 다큐멘터리 〈사냥〉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순식간에 시우는 모든 이들의 관심사가 된다. 대중들의 시선을 등에 업고 자연스럽게 영화계에 입문한 시우는 영화 촬영장에서 만난 제이와 사랑에 빠진다. 그와 동시에 린은 시우의 모든 것을 낱낱이 기록하며 시우의 과거를 좇는다. 어느 날, 시우 앞으로 의문의 소포가 배달이 된다. 시우의 유일한 탈출구였던 제이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실종이 되고, 시우는 한 번 더 절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된 삶을 강요받던 시우는 어떤 선택을 하는데…….

저자소개

저자 조영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5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마네킹 24호〉로 등단했고, 2006년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로 제11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푸른 이구아나를 찾습니다》, 소설집 《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를 썼다.

목차

프롤로그 1장 나이를 재는 소년 2장 잔치가 시작될 무렵 3장 문장을 만나다 4장 기록을 위한, 기록에 의한 5장 도시의 무덤 6장 신기루, 그림자 7장 잔혹한 여행 에필로그 해설 - 푼크툼, 문명에 찍힌 얼굴 (정은경 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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