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개코망신

개코망신

저자
잭 런던
출판사
바톤핑크
출판일
2022-10-28
등록일
2023-02-1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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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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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폴란드 독립을 위한 혁명 운동이 한창이었던 19세기 중반, 이 시대정신에 적극 동참했던 열혈 청년 수비엔코프. 조국 폴란드의 독립을 염원했던 그는 기나긴 유랑과 모험의 여정 끝에 러시아령 아메리카(알래스카)에서 파국의 운명을 맞이한다. 그에겐 이 모든 여정이 야만이었지만, 그가 맞게 될 죽음 또한 야만 그 자체다. 숨이 끊어질 때까지 가해지는 상상초월의 처절한 고문. 그 고통 속에서 인간이 아닌 짐승으로 서서히 죽어가야 하는 운명. 수비엔코프는 고뇌한다. 생존해서 다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 인간답게 죽을 수는 있을까? 그는 승산없는 도박을 벌이고 승부수를 던진다.

〈책 속에서〉

마지막이었다. 수비엔코프는 귀소본능을 지닌 비둘기처럼 유럽의 수도들을 향해 쓰라림과 고통의 기나긴 길을 지나왔고, 이제 여기 그 어느 곳보다 훨씬 먼 러시아령 아메리카(1799년부터 1867년까지 러시아 제국의 식민지였던 알래스카를 말하고, 이후 알래스카 조약에 의해 알래스카는 미국령이 됨―옮긴이)에서 그 길이 멈추었다. 그는 두 팔을 뒤로 결박당한 채 눈 속에 앉아서 고문을 기다렸다. 그는 자기 앞 눈 속에 엎드려서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거구의 카자흐인을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남자들이 그 거인 손봐주기를 끝내고 여자들한테 넘겼다. 여자들은 남자들의 잔인무도함을 넘어섰는데, 남자의 비명소리가 그것을 입증했다.

수비엔코프는 보면서 몸서리쳤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바르샤바에서 눌라토(미국 알래스카 주 유콘-코유쿡 인구조사 구역에 있는 도시?옮긴이)까지 그 지친 길을 따라 너무도 오랫동안 목숨을 부지해왔기에 단순히 죽는다고 몸서리치는 게 아니었다. 다만 고문에는 반대했다. 고문은 비위를 상하게 만들었다. 이 상함은 그가 견뎌야하는 단순한 고통 때문이 아니라 그 고통으로 인해 그가 보여주게 될 유감스러운 구경거리 때문이다. 그는 자기가 빌고 애원하고 심지어 먼저 간 거인 이반과 다른 사람들처럼 애걸복걸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건 좋지 않을 것이다. 한 번의 미소와 한 마디 농담으로, 아!, 용감하게 또 깨끗하게 죽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자제력을 잃는 것, 육체의 고통에 영혼을 상하게 하는 것, 원숭이처럼 악을 쓰고 종잡을 수 없이 지껄여대는 것, 영락없는 짐승이 되는 것은, 아, 그거야말로 정말 끔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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