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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링엄> 저/<이주만> 역 | 카시오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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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클래식한 사람


왠지 클래식한 사람

<김드리> 저 | 웨일북

출간일
2018-11-09
파일형태
ePub
용량
27 M
지원 기기
PC스마트폰태블릿PC
대출현황
보유1, 대출0, 예약중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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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소개
저자 소개
목차
한줄서평

콘텐츠 소개

책 속으로

거슈윈은 어쩌다 그렇게 흥부자, 리듬부자가 되었을까? 아니나 다를까, 그는 어렸을 때 음악보다 스포츠에 재능을 나타냈다. 그는 음악은 여자아이들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야구, 테니스, 수영, 승마 등 못 하는 운동이 없었다. (중략) 거슈윈은 어느 날 친구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감명을 받아 음악을 시작했다. 그때 들었던 곡이 <유모레스크Humoresques>다. 이 역시 매우 재밌는 리듬이 특징인 곡이다. 이 곡을 이루는 ‘부점리듬’은 앞이 길고 뒤가 짧아서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듯하다 하여 ‘깡충리듬’이라고도 불린다. 그 생기 있는 리듬이 어린 거슈윈에게 잠재되어 있던 음악적 끼를 깨워준 듯하다. 그때 친구가 <유모레스크>가 아닌, 느리고 서정적인 곡을 연주했다면 우리가 오늘의 거슈윈을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르니, 참 다행이다.
p.60~61

당시 파가니니도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바이올린 실력을 얻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특히 파가니니가 바이올린의 G현 하나만 사용해서 연주하는 곡을 만들었는데, 한 줄로 연주하는 것이 인간의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워서 악마에 관한 루머는 꼬리를 물고 커졌다. 그 G현이 그가 목 졸라 살해한 애인의 창자를 꼬아 만든 줄이며, 그는 사탄의 조종을 받아 연주한다는 소문이었다. 이 괴소문은 언론과 종교계에까지 파다해, 교회를 중심으로 그가 정말 악마라며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세력이 생겨날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크고 마른 체구와 매부리코, 헝클어진 머리카락도 ‘파가니니 악마설’ 생성에 힘을 보탰다고 하니, 악성댓글로 상처받는 오늘날 연예인들의 심정을 그는 좀 알아주려나.
p.87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곡,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은 고르기가 참 어려운데, 오페라 중에서는 나에게 가장 강력한 작품이 있다. <카르멘(Carmen)>이다. 프랑스의 작곡가 비제(Georges Bizet, 1838~1875)의 작품으로 스페인의 뜨거운 정열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정말 ‘매력’ 하나로 승부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관능적이고 섹시하다. 무엇보다도 카르멘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그동안 익숙했던 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렇게 자신의 욕망과 사랑에 열정적인 여자 주인공이 있었던가? 어릴 때부터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가냘프고 공주 같은 여주인공을 봐왔기에, 자유분방하고 당당한 카르멘을 보면서 엄청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쎈 언니’ 카르멘은 소프라노보다 낮은 음역의 메조소프라노가 부르도록 되어 있다. 나는 이것도 신의 한 수, 아니, 비제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쎈 언니’에게는, 종달새처럼 예쁜 고음이 아니라 한층 묵직하고 단단한 목소리가 제격이다.
p.90~91

모차르트는 유난히 익살스럽고 활기찬 장조의 곡을 많이 썼다. 앞서 소개한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의 아리아처럼 그의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들은 요즘 뮤지컬에 나오는 코믹송들보다도 훨씬 더 재미있다. 그의 기악음악에도 번뜩이는 재치가 가득하다. 피아노를 조금 배웠던 사람이라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티네와 소나타 중에 몇 곡은 쳐봤을 것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는 총 19곡인데 이 중에 단조로 된 곡은 단 두 곡, 8번과 14번뿐이다. 매일 밝은 에너지가 가득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차이콥스키나 슈만 같은 사람보다 더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8번과 14번은 그 우울함이 유난히 지독하다. 당신에게 우울한 음악이 필요할 순간이 있다면, 모차르트의 단조 소나타 중 특히 8번을 꼭 들어보았으면 좋겠다. ‘이거 정말 모차르트가 쓴 것 맞아?’라고 느낄 수도 있다.
p.199

딸의 죽음 이후 말러가 지휘자로 있던 오페라단의 단원들은 그가 수심에 잠겨 먼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고 한다. 말러는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작곡을 한다. 말로 할 수 있다면 왜 구태여 작곡을 하겠는가?’라는 말을 남겼다. 말러의 음악이 그렇다. 말처럼 단순하고 명확한 전달이 아니라, 더욱 깊은 우물에서 힘들게 끌어올린 감정의 덩어리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으로는 풀릴 수 없는 크나큰 감정의 소용돌이가 느껴질 때 말러를 찾게 되는 것 아닐까.
p.231~232

슈베르트의 <도플갱어> 속 청년은 떠난 연인을 잊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보고 공포와 함께 너무나 큰 절망을 느꼈던 것 같다. 어둠 속에서 조금씩 그를 향해 다가가다가 ‘그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었다’라고 하는 부분에서 절규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어딘가 슈베르트의 자기연민도 느껴지는 음악이다. 왜 하필 저렇게 처연한 모습이 나란 말인가 하는 서늘함이 전해진다. 도플갱어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현실에서의 내 모습을 나 자신이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그 사람들 가운데 나 자신이 제일 무서울지 모른다는 공포가 있을지도 모른다.
p.316~317

무기력에 빠진 라흐마니노프에게 어느 날 그의 숙모가 니콜라이 달(Nikolai Dahl) 박사를 소개해주었다. 그는 최면요법과 심리치료를 하는 정신의학자였고, 음악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비올리스트이기도 했다. 지금도 우울증이 마음의 병이므로 전문가에게 치료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 당시 라흐마니노프는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에게 찾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달 박사와의 만남은 그야말로 신께 감사할 만한 만남이 되었다. 달 박사는 몇 개월 동안 치료실 의자에서 반쯤 잠든 라흐마니노프에게 다정하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은 새로운 협주곡을 작곡할 것입니다. 분명 최고의 협주곡이 될 것입니다.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 것입니다.’
P.328

저자소개

‘모던’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나뭇결이 거칠고 옹이의 자국이 선명한 식탁에서 차를 마실 때까지는 행복한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온통 네모반듯한 건물뿐일 때 조금 울적해진다. 숙명여자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음악극 창작을 전공했다. 현재는 뮤지컬 음악을 만들며 〈줄리 앤 폴〉, 〈붉은 정원〉, 〈뱀파이어 아더〉 등을 무대에 올렸다. 디지털 사운드의 화려함보다는 낡은 피아노의 따뜻함을 좋아하고, 편리한 앱이 많아도 아직 수동식 메트로놈의 태엽을 감는다. 지은 책으로 《친절한 음악책》이 있다.

목차

목차

서문: 쇼팽의 뒷모습을 보다

01. 왠지 클래식한 기쁨
태어났으니 촛불을 불자
영광은 신과 함께
봄의 악보들
당신의 걸음에 축복을
사랑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02. 왠지 클래식한 즐거움
정말 이래도 안 들을래?
파파의 유머
천재의 코믹송
나만 고양이 없을 때 듣는 음악
씹고 뜯고 듣고 즐기고

03. 왠지 클래식한 흥겨움
리듬이 있고, 움직이고 싶다
숨어서 춘 탭댄스
무도장은 오늘도 성업 중
예측할 수 없기에 짜릿한 선율
흥을 싣고 떠나는 기차

04. 왠지 클래식한 열정
52만5600분간의 열정
청춘이여, ‘배틀’하라
악마와 계약한 음악가
‘쎈 언니’의 욕망은 멈추지 않는다
마지막이 된 첫사랑

05. 왠지 클래식한 평화
치과에는 뉴에이지가 흐른다
북유럽식 평화
가장 화려하고 가장 차분한 바이올린
해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푹신한 소파에서 빠져드는 단잠같이

06. 왠지 클래식한 위로
영국 삼촌들의 속 깊은 노래
어머니는 기도하신다
걱정 말고 편히 자요
차라리 낯선 것이 위로가 될 때
결국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07. 왠지 클래식한 몽환
강물만이 알고 있다
무중력의 음표들
귓가에 뿌려진 짙은 향수
최면을 거는 리듬의 마술
오리엔탈 판타지

08. 왠지 클래식한 슬픔
클래식보다 오래된 슬픔
엘레지를 아시나요
폐허 위의 발라드
젊은 브람스의 슬픔
웃음 속의 눈물 한 방울
반도네온, 애수의 주름

09. 왠지 클래식한 우울
죽음을 부르는 멜로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평생의 우울
낙천가라고 해서 우울을 모르겠는가
우울 속의 카타르시스

10. 왠지 클래식한 불안
한순간 타올라 재가 되더라도
음정불안 위에서
9번 교향곡의 저주
전쟁 속의 예술
나는 다른 혹성의 대기를 느낀다

11. 왠지 클래식한 그리움
가슴에 묻은 그리움
말로 할 수 있다면 왜 굳이 작곡하겠는가
뻥 뚫린 마음 그대로 두고
너무 먼 당신
친구를 잃은 그해 가을에
나의 브라질 오렌지나무

12. 왠지 클래식한 고통
은퇴를 선언하는 지친 목소리
어떻게 하면 삶을 견딜 수 있죠?
손을 다쳤던 연주자들
고통보다 괴로운 고통
예술이라는 자갈길 위에서
840번 반복할 것

13. 왠지 클래식한 고독
이방인의 독백
풍요 속 고독
겨울 나그네의 발자국을 따라가면
언어를 잃고도 남은 시간
죽음보다 고독이 무서웠던 여인

14. 왠지 클래식한 분노
미친 시인의 노래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모든 것이 내 탓이오
오케스트라의 싸움

15. 왠지 클래식한 공포
익숙하지 않은 소리
무서운 이야기 해주세요
롤러코스터 못 타는 사람?
왜 하필 저게 ‘나’란 말인가
진화하는 공포

16. 왠지 클래식한 감사
살아 있는 동안, 빛나라
따뜻한 말 한마디
고마워요, 질문하게 해줘서
이제 슈베르트보다 늙어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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